[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2014수능부터 지난해 치른 2023수능까지 최근 10년간 밝혀진 수능 만점자는 총 130명이다. 베리타스알파가 이들의 출신고를 자체적으로 분석해 본 결과, 전국자사인 외대부고가 10명으로 가장 많은 수능 만점자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광역자사인 중동고가 6명, 서울 강남 일반고인 은광여고가 5명으로 뒤를 이었다. 대구 경신고와 대원외고도 10년간 각 4명의 수능 만점자를 배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진학 현황을 살펴보면 자연계에서는 서울대 의예가 30명으로 가장 압도적이었다. 인문계에서는 서울대 경제가 19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대 경영이 18명으로 뒤를 이었다. 최근에는 자연계 만점자는 서울대 의대, 인문계 만점자는 서울대 경제/경영으로의 진학 경향이 더욱 뚜렷하다. 2021수능부터 2023수능까지 3년간 자연계 만점자 6명은 모두 서울대 의대에 진학했으며 인문계 만점자 4명 중 2명은 서울대 경영, 1명은 서울대 경제로 진학했다. 특히 자연계 만점자의 경우 2015수능에서 3명이 컴공과 화학을 선택했던 것을 제외하면 모두 의대행을 택했다.
16일 수능이 마무리되면서 올해는 과연 수능 만점자가 몇 명이 나올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입시 기관들의 분석을 종합해 보면 올해 수능은 전반적으로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EBS현장교사단은 “전반적으로 수능 난이도가 9월모평과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했으며, 종로학원은 “수학에서 변별력을 확보했던 지난해 수능과 달리 국어 수학 모두 중요해지는 상황이다. 특히 수학은 9모에서 표준점수 최고점 만점자가 2520명 발생한 점을 감안, 상대적으로 어려워하는 22번 주관식 4점 문제를 다소 어렵게 출제해 최상위권 변별력을 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능 가채점이 끝난 상황에서도 입시 업체와 고교 현장 반응이 미미하면서 올해는 만점자가 단 한 명도 없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수능 만점자 배출 외대부고 10명 ‘최다’.. 중동고 은광여고 경신고 대원외고 톱5>
수능 만점자의 출신고를 베리타스알파가 자체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수능 만점자를 배출한 고교는 10명의 외대부고였다. 130명 중 세부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1명을 제외한 결과다. 경기 용인 소재 전국자사인 외대부고는 자사고 전환 이후 첫 실적을 낸 2014수능에서부터 4명의 수능 만점자를 배출했다. 이어 2015수능에서 1명의 만점자, 특히 수능 만점자가 3명에 불과했던 2017수능에서도 1명의 만점자가 외대부고에서 나왔다. 2020수능에서는 3명의 만점자가 나왔다. 전체 만점자 15명의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2021수능에서도 만점자를 배출, 2년 연속 수능 만점자를 배출한 학교가 됐다. 특히 10명 중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재학생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서울 강남 소재 광역자사인 중동고도 꾸준하게 수능 만점자를 배출하는 고교다. 지난해인 2023수능에서도 1명의 만점자를 배출했고, 2021수능에서 2명, 2019수능에서 1명, 2018수능에서 1명, 2014수능에서도 2명의 만점자가 나왔다. 총 6명의 만점자 중 절반은 재학생, 절반은 N수생이다. 중동고는 탄탄한 수능 대비 시스템을 바탕으로 정시에서 워낙 강세를 보이는 고교다. 지난해인 2023대입에서 총 28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했는데, 이 중 정시가 26명으로 대다수였다. 지난해 의대 합격자 역시 59명으로 압도적이었으며 전국에서 톱3를 기록했다.
일반고 중에서는 서울 강남 소재 은광여고와 대구 수성구 소재 경신고가 각 5명 4명의 수능 만점자를 배출하며 특목자사를 능가했다. 두 학교 모두 2015수능에서만 4명의 만점자를 동시에 배출하며 일반고 사이에 파란을 일으킨 고교들이다. 은광여고는 이전 2014수능에서 역시 1명의 만점자를 배출하며 2년 연속 수능 만점자를 배출한 고교에 이름을 올렸다.
대구 경신고 역시 중동고와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정시 강호로 꼽힌다. 지금의 ‘교육 특구’ 대구 수성구를 있게 한 자연계 전국구급 강자라는 게 교육계의 평이다. 경신고는 내로라하는 선발권 고교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경쟁력으로 ‘전국 톱클래스 의대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자사/광역자사/일반고를 망라해 수년간 톱10을 벗어나지 않을 정도다. 베리타스알파 자체 조사에서 의대 합격자를 2020대입 108명, 2021대입 84명, 2022대입 75명, 2023대입 41명 배출했다.
전국 외고의 최강자로 불리는 대원외고도 10년간 수능 만점자 4명을 배출했다. 2019수능에서 1명, 2018수능에서 1명, 2014수능에서 2명의 만점자가 나왔다. 대원외고의 경우 조사에서 제외된 2014수능 이전까지 포함하면 수능 만점자 규모는 더욱 늘어나게 된다. 대원외고는 90년대 특목고 전성 시대부터 ‘국내 최강’ 외고라는 타이틀을 얻고 지금까지 명성을 유지하는 고교다. 특히 이과 대세의 상황에서도 외고는 물론, 인문계 중에서도 독보적 1위다. 자연계 대비 인문계 문호가 상대적으로 좁은 서울대 입시의 배경과 통합 수능에 따른 ‘이과의 문과 침공’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는 교육력을 과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최근인 2023대입에는 총 53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했다. 세부적으로는 수시 28명, 정시 25명이다.
이외 수능 만점자 3명 배출 고교는 단대부고(서울) 민사고(강원) 분당중앙고(경기) 상산고(전북) 등 4개교, 2명 배출 고교는 경기고(서울) 경북고(대구) 고양국제고(경기) 광남고(서울) 명덕외고(서울) 백영고(경기) 서문여고(서울) 서석고(광주) 서울과고(서울) 수지고(경기) 장성고(전남) 포항제철고(경북) 등 12개교다.
1명 배출 고교는 강서고(서울) 강원외고(강원) 경기북과고(경기) 경남외고(경남) 경북과고(경북) 경북사대부고(대구) 계성고(대구) 공주사대부고(충남) 광주인성고(광주) 괴정고(대구) 김포외고(경기) 김해외고(김해) 늘푸른고(경기) 대연고(부산) 대일외고(서울) 대전외고(대전) 덕원고(대구) 동탄국제고(경기) 마산제일여고(경남) 목포홍일고(전남) 문정고(서울) 반포고(서울) 배재고(서울) 보인고(서울) 봉일천고(경기) 서울 대성고(서울) 서울국제고(서울) 서원고(용인) 서현고(서울) 선덕고(서울) 성남고(경기) 성신고(울산) 세광고(충북) 세마고(경기) 세종과고(서울) 세화여고(서울) 순천매산고(전남) 신일고(서울) 안동고(경북) 양정고(서울) 영동고(서울) 와부고(경기) 완산고(전북) 운암고(경기) 이화외고(서울) 익산고(전북) 잠실고(서울) 잠일고(서울) 정화여고(대구) 제주남녕고(제주) 중앙고(서울) 창원문성고(경남) 청심국제고(경기) 춘천여고(강원) 판교고(경기) 평촌고(경기) 하나고(서울) 학성고(울한) 한국영재(부산) 한영외고(서울) 현대고(서울) 현대청운고(울산) 등 62개교다. 2명은 검정고시를 치른 후 수능에 응시한 것으로 조사됐고, 1명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다.
<수능 만점자 진학 현황.. 자연 ‘서울대 의대’ 인문 ‘서울대 경제’>
수능 만점자의 진학 현황을 분석한 결과 자연계 만점자는 의대, 인문계 만점자는 경제나 경영 등 상경계열을 택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자연계의 경우 컴공과 화학을 선택했던 2015수능 만점자 중 3명을 제외하면 47명의 만점자가 모두 의예에 진학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상위권 수험생의 의대 쏠림 현상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대학/학과별로 살펴보면 서울대 의예가 3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대 경제가 19명, 서울대 경영과 사회과학이 각 18명 순이다. 단 서울대 사회과학의 경우 2017학년 이전에는 광역모집을 실시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경제학과 진학을 희망한 학생이 다수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는 사회과학계열로 입학, 이후 전공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경제 정외 사회 사회복지 인류 등으로의 진학이 가능했다.
이어 연세대 의예에 진학한 인원이 15명으로 조사됐다. 연대 의예는 만점을 받았음에도 서울대의 지원자격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거나, 수시에서 이미 연대 의예에 합격한 상황이기 때문에 진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대 지원자격 요건인 당시의 ‘서로 다른 과탐 Ⅰ+Ⅱ 또는 Ⅱ+Ⅱ 조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연대 의예 다음으로 많은 만점자가 진학한 연대 경영(5명)도 같은 논리에서 연대 수시 합격으로 인해 서울대 진학을 포기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만점자 2명이 진학한 곳은 서울대의 자전 사회 인문 정외 컴공이다. 가천대 의예, 고려대의 경영 정외, 서울대의 농경제 불문 인문광역 화학, 성균관대 글로벌리더, 연대의 경제 심리, 전남대 의예로는 각 1명의 수능 만점자가 진학했다.
<10년간 수능 만점자 130명.. 2014수능 33명 ‘최다’ 2022수능 1명 ‘최소’>
2014수능부터 2023수능까지 밝혀진 수능 전 과목 만점자는 총 130명이다. 만점자가 가장 많았던 수능은 2014수능으로 33명의 만점자가 나왔다. 인문계 만점자가 32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자연계 만점자는 1명에 불과했다. 이어 2015수능에선 29명의 만점자가 나왔는데, 이때는 인문계 8명과 자연계 21명으로 상황이 뒤바뀌었다. 2016수능에서는 만점자가 16명으로 줄었다. 주요 과목을 중심으로 변별력을 확보하면서 ‘물수능’에서 탈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문 9명, 자연 7명이었다.
2017수능에서는 만점자가 3명으로 더 크게 줄었다. 인문 2명, 자연 1명이었다. ‘불수능’으로 꼽히는 2017수능은 과목별 만점자 비율도 낮았다. 2017수능 영역별 만점자는 국어 0.23%, 수학(가) 0.07%, 수학(나) 0.15%, 영어 0.72%로 기록됐다. ‘불수능’답게 전년 2016수능에 이어 재수생 강세가 뚜렷했다. 재학생과 졸업생 검정고시 영역별 표점 평균을 분석한 결과 전 영역에서 졸업생의 점수 평균이 제일 높았다. 상위권에서 변별력이 크게 나타나면서 재학생보다는 재수생, 일반고보다는 특목자사 출신이 강세를 보인 수능이었다. 이어 2018수능에선 다시 15명(인문 10명/자연 5명)으로 증가했다가 2019수능 9명(인문 2명/자연 6명), 2020수능 15명(인문 11명/자연 4명), 2021수능 6명(인문 3명/자연 3명)으로 증감을 반복했다.
2022수능에서는 역대 최저 수능 만점자인 1명(인문)을 기록했다. 만점자 단 한 명이 나온 2022수능은 ‘코로나 2년’을 보내며 오랜 기간 정상적인 학교 수업이 이뤄지지 않았던 상황에서 학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수능 출제에서는 이를 전혀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수능 당일 브리핑에서도 평가원은 “앞선 두 차례의 모평을 통해 수험생 특성을 파악한 결과, 학력 양극화와 관련된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아 모평 출제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출제했다”고 밝혔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역대급 불수능’으로 이어졌다.
지난해인 2023수능에서는 자연계에서만 3명의 만점자가 나왔다. 국어 만점자는 371명, 비율은 0.08%로 2017수능보다도 어려웠다고 평가된다. 반면 수학 만점자는 934명으로 전년의 3분의1 수준이었다. 비율은 0.63%로, 불수능이었던 2017수능보다는 높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