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 목표라면 영어책 많이 읽어라”
[포커스신문사 | 글 이동호 영상 석진홍 기자 2012-03-22 23:39:47] 

■ 이민직 용인외고 국제계열 대학진로 카운슬러
중학생 이상은 부모·자녀 함께 교과외 활동하는게 좋아
입학사정관 “기업가 정신 기술자” 등 독창적 학생 선호

자녀를 미국 아이비리그대학을 비롯한 해외 명문대학에 보내고 싶으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21일 한국외대 부속 용인외고에서 이민직(사진) 용인외고 국제계열 대학진로 카운슬러를 만났다.

초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에게 조언해 달라고 했더니 이 카운슬러는 “부모가 초등학생에게 특정 활동을 강요하면 효과가 적다”면서 “초등학생이라면 최대한 영어책을 많이 읽게 하는 게 핵심이고 중학생이 되면 부모가 자녀와 자원봉사 등 교과외 활동을 함께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용인외고에서는 매년 하버드대를 포함한 아이비리그대 합격생을 다수 배출하고 있다. 2009년부터 용인외고에서 근무해온 이 카운슬러는 탁월한 학생들의 진로·진학 지도 능력을 인정받아 2010년 시카고대로부터 우수교육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350여명의 용인외고 학생들에게 대학진로 상담을 했던 이 카운슬러에게 최신 해외 명문대 진학 트렌드와 미국 아이비리그대로 가는 길에 대해 들어봤다.

- 해외 명문대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진학 상담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 일반적으로 고3 때 대학 진학 상담을 하는데, 학생들의 관심 분야와 그동안 꾸준히 해온 교과외 활동내용, 진학 희망 대학을 파악한다. 스포츠, 자원봉사, 교내 동아리 활동 등을 모아서 아이비리그 대학이나 해외 명문 대학 진학을 위한 설계도를 작성한다.

예를 들어, 인권 활동을 많이 한 학생이 있다면, 인권 관련 회의, 저널 작성 등 심도있는 지식을 위해 인권 분야에서 가능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라고 조언한다. 인권에 대한 지식을 쌓는 데 그치지 말고 구체적으로 후원금 모금, 인권 관련 행사 참석, 자원 봉사 활동 등을 하는 식이다.

- 고1 학생들은 어떤 기준을 갖고 교과외 활동을 시작하면 될까.

▶ 고1 학생의 경우 모든 교과외 활동을 다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질보다 양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한 가지 활동을 하더라도 깊이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 스포츠, 자원 봉사, 악기 연주 등 자신의 관심 분야를 선택하되 독창적인 교과외 활동으로 연결시키면 좋다.

- 요즘 해외 중고생들 중에는 국제 비정부 기구에 참여해서 환경 운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해외 명문대 입학 사정관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 상당히 독창적으로 보이는 교과외 활동이다. 많은 한국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교과외 활동은 아닌 것 같지만 할 수만 있다면 훌륭한 교과외 활동으로 인정받을 것 같다. 용인외고 학생 중에도 몽골에 가서 황사방지를 위한 나무 심기를 한 경우가 있다.

- 최신 해외 대학 진로 트렌드를 전해준다면.

▶ 현재 홍콩 대학이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다. 홍콩대의 경우 세계 대학 랭킹에서 아시아 대학들 중에서 곧잘 1위를 기록하고 미국 대학들에 비해 장점이 있다. 미국 대학들은 유학을 갈 순 있지만 시민권이나 영주권이 없으면 현지에서 일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홍콩은 거주민에게 동일한 기회를 제공하고 홍콩대를 졸업하면 현지 취업률이 97%에 달한다. 홍콩에서 일자리를 잡기가 훨씬 수월하고 나중에 영주권을 얻기도 용이하다. 또한 대학 등록금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 최신 아이비리그대 입학 사정관들의 학생 선발 기준 트렌드를 짚어준다면.

▶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전형적인 한국 학생들을 찾지 않는다. 학업 성적이 높은 학생들은 많다. 최고의 내신 성적, SAT1, SAT2, 10~15개의 AP 과목을 수강하고 모두 4,5점을 받는 학생들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한국 학생들에게 부족한 면은 독창적인 교과외 활동이다.

전형적인 한국 학생들은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고, 의사가 변호사가 되려고 한다. 하지만 아이비리그대 입학 사정관들은 구체적인 관심분야를 물어본다. 엔지니어가 희망인 경우, 기업가 정신을 가진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고 하는 식이다.

개별적인 2가지 요소를 연결시키면 지원서 작성 시 입학 사정관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입학 사정관들은 구체적인 관심 분야를 가졌거나 독창적인 개성을 가진 학생들을 선호한다.

- 아이비리그 대학 입학 사정관들이 중요하게 보는 리더십 역량은 어떻게 입증할 수 있을까.

▶ 리더십 역량은 학생회에 참여하거나 동아리를 만들어서 부서장이 되면 입증할 수 있다. 자원봉사를 떠날 때도 팀 리더를 맡을 수 있고 종교 집단에서도 청소년 그룹 회장을 할 수 있다. 리더십 역량을 발휘한 일화가 있다면 반드시 대학 진로 카운슬러에게 알리는 게 좋다. 대학 진로 카운슬러가 알아야 추천서를 작성할 때 학생의 리더십 스킬을 인정하는 내용을 포함시킬 수 있다.

-  미국엔 ‘IVY 베이비’란 용어가 생길 정도로 아이비리그대학 진학 준비를 염두에 두고 자녀 교육을 하는 부모들이 있다. 초중학생을 자녀로 둔 국내 부모들을 위해 조언한다면.

▶ 초등학생의 경우 부모가 특정 활동을 강요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최대한 책을 많이 읽으라고 조언하고 싶다. 내가 자녀가 있다면 무엇보다 영어 원서를 많이 읽게 할 것이다.

그러다가 중학생이 되면 자녀와 교과외 활동을 함께 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자녀가 혼자 교과외 활동을 하게 내버려두는 대신 함께 다양한 봉사 활동, 교과외 활동을 하고 국내든 해외든 최대한 여행을 많이 다니면 좋을 것이다.

글 이동호 영상 석진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