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96명 최종합격으로 대원외고 제치고 전국 1위 ‘기염’
2014년 외대부고 대학진학률
3월 1일자로 ‘용인외고’에서 ‘외대부고’로 교명 변경
2014-03-25 11:10:43 게재
학생만족도 전국 1위(EBS조사), 학부모 선호도 전국 1위(하늘교육 조사), 수능 1~2등급 비율 전국 1위(조선일보), 전국단위 자사고 입시 경쟁률 1위. 개교한 지 10년 밖에 안 되는 용인외고(2014년 3월부터 외대부설고교로 교명변경 : 이하 외대부고)의 위상을 말해주는 통계들이다. 졸업생 10명 중 8명이 서울대 연대 고대(이하 SKY)에 간다는 외대부고가 2014년 또 한 번 전국을 놀라게 했다. 서울대학교 최종합격자 96명으로 대원외고를 제치고 전국 1위를 기록 한 것. 외고에서 자사고로 전환한 후 3년간의 탄탄한 교육이 아름다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자사고 1기 SKY 255명, 의·치·한 60명 합격
외대부고의 대학 진학률은 첫 졸업생을 배출한 2008년부터 이슈였다. 첫 졸업생의 51.63%가 SKY에 합격하면서 개교 3년 만에 전국에서 가장 ‘핫’한 신흥 명문고에 등극했다. 이후 중복합격 포함 매년 평균 80%의 SKY합격생을 배출해오면서 명실공히 전국 최고의 명문고로 자리매김했다.
지금까지 7년 동안 외대부고는 서울대 339명, 고려대 542명, 연세대 479명 등 총 1,360명의 SKY생을 배출했다. 자사고 1기 졸업인 2014년은 서울대 96명, 고려대 79명, 연세대 80명의 합격생을 배출, 인문사회와 자연과학 계열 재적생 247명중 255명(중복합격 포함)이 SKY에 합격하면서 103.24%라는 기록적인 합격률을 나타냈다. 이는 인문사회, 자연과학, 국제계열까지 포함한 전체 정원 대비 75%에 달하는 수치다.
자연계열 학생들이 배출되면서 의대, 치대, 한의대 합격자도 60명에 달했다. 카이스트 8명, 포항공대 1명, 서강대 48명, 성균관대 55명, 한양대 10명, 이화여대 23명, 한국외대 15명, 경찰대/사관학교 7명, 교대 9명의 합격생을 배출했다. 국제계열 학생들이 진학하는 해외대학은 4월에 있을 최종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 하버드대학교 1명, 프린스턴대학교 2명이 최종합격증을 받았다.
수시대비 시스템과 수능 전국 최강, 정시 VS 수시 균형 이뤄
입시에서 서울대합격률이 상징하는 의미는 크다. 미래를 이끌어 갈 최고의 인재를 선발하는 만큼 선발기준도 까다로운 서울대입시. 우수한 성적과 화려한 스펙이 합격을 보장하지 않는다. 외대부고 진학지도를 총괄하고 있는 박인호 3학년 부장은 “내신과 비교과 활동 등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신의 관심사와 문제의식을 어떻게 창의적이고 열정적으로 풀어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서울대 수시일반전형이기 때문에 학교의 교육철학과 교육과정 운영 등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말한다.
수능성적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정시, 노력과 열정과 성장잠재력을 평가하는 수시. 외대부고 서울대 합격생 96명중 수시 61명, 정시 35명이다. 수시합격생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특목고와는 달리 수시와 정시합격생이 고른 비율로 합격했다는 것은 기본 학력과 학교시스템이 모두 탄탄하다는 의미로 외대부고의 남다른 경쟁력이기도 하다.
2014년 수능에서 만점자를 3명이나 배출할 만큼 외대부고의 수능경쟁력은 강하다. 박 부장교사는 “이러한 우수한 학업능력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학교 안에서 모든 비교과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바로 수시와 정시 합격비율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한다.
204개 동아리 활동, 166개의 창의연구논문 인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는 서울대 수시실적은 고교 시스템의 경쟁력을 반영하는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수시에서 61명의 합격생을 배출한 외대부고의 교육과정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규제보다는 자율을 최우선시 하는 학생중심이 그 핵심. 박 부장교사는 “학교에서는 해주는 것이 별로 없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외대부고는 학생중심으로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는데 그 밑바탕에는 학생에 대한 깊은 신뢰와 존중이 깔려 있다” 그는 학교를 아이들이 가장 행복해하는 놀이터에 비유하며 타고 싶은 놀이기구를 갈아타며 놀듯 학교도 학생들이 지식을 기구삼아 마음껏 놀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큰 틀에서 방향만 제시해 주고 학생들이 창의성과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모든 인적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교육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외대부고가 인재배출의 요람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이다.
토론과 발표 위주로 진행되는 선진국형 수업방식, 디베이트, AP, 교과심화수업, SAT 등 사교육이 필요 없을 만큼 거의 모든 교육이 학교에 개설되어 있다. 외대부고 경쟁력의 꽃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204개의 동아리 활동. 동아리는 매년 심사를 거쳐 하위 20%는 폐쇄할 만큼 엄격하게 운영되고 있다. 학생들의 문제의식과 탐구활동의 결과물인 창의연구논문. 작년기준으로 외대부고는 총 166개의 연구논문이 최종 인준을 받았다.
이것이 말랑말랑한 인재로 키우는 외대부고의 교육과정
*1인 1악기, 1인 1체육 프로그램
정서함양과 지·덕·체를 겸비한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전국에서 최초로 1인 1악기, 1인 1체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교생은 예외 없이 정규음악, 체육수업 외에 최소 한 가지 악기와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현역 오케스트라 단원 등 전문 연주자와 대학강사들을 강사로 초빙, 수준에 맞는 다양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명사초청 특강/글로벌 매너교육
기숙학교의 특성상 외부에서의 체험 활동에 어려움이 있는 것을 감안해 각계각층의 전문가 및 명사들을 초청해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1년에 한번 연말에는 테이블 매너교육등 글로벌 에티켓을 직접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R&D 북클럽(Reading & Discussion)
학생들은 1학년부터 ‘HAFS 추천도서’ 159권을 제공받으며 학기별로 각 과목별 교육계획서에 명시된 도서를 읽고 다양한 과제 수행을 거치게 된다. 권장도서 토론과 자율도서 토론을 한다. 독서 및 토론 활동 결과는 별도의 독서카드에 기록하며, 북클럽 발표대회를 통해 시상한다.
*수요자 중심의 선택수업(Elective Track)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결해 준다는 의미로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거의 모든 강좌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대학 입시를 위한 수능 과목은 물론이고 디베이트, 논술, 구술, AP 등 총 96개가 넘는 강좌가 개설되어 있다. 신청자가 5명만 되면 강좌가 개설된다.
*PBLC(Project Based Learning Course)
학생들로 하여금 보다 깊이 있는 진로탐색과 주제가 있는 연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 ET가 주로 강의 위주의 수업이라면 PBLC는 학생들 스스로 탐구하는 프로젝트 단위의 스터디클래스다. 교사는 학생들의 탐구활동이 적절히 진행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주고 심층적인 문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학생들은 평소 관심 있었던 주제를 창의적 발상, 적극적 참여, 상호 토의 등을 통해 과제를 해결해 나간다.
*ARC(Advanced Research Course)
자연과학 과정 학생들을 위한 전문적인 프로그램. 수학 및 자연과학 분양에 영재성을 지닌 학생들이 심화된 교과내용을 탐구하고, 미래에 자연과학 및 이공계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자기주도적 학습을 기본으로 한 스터디 그룹 형태로 운영되며, 외부의 전문가와 연계한 멘토링 시스템을 통해 도움을 받도록 하고 있다. 학생등은 동료 및 멘토와 수시로 토론하며 실험활동을 하게 된다.
*인터뷰 - 외대부설고등학교 김성기 교장
“학교가 믿고 존중해주는 만큼 학생들은 성장합니다”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부총장을 역임하고 2010년 11월 외대부고 교장으로 부임한 김성기 교장은 누구보다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을 잘 안다.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그것은 바로 창의성과 열정 그리고 성장잠재력이라고 김 교장은 강조한다.
학생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이 가장 큰 경쟁력
“진짜 공부는 대학에 와서 시작하는 것이기에, 대학에서 뽑고 싶은 학생은 대학에 와서 공부를 잘할 수 있는 학생이에요. 성적은 최소한의 대학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정도를 보는 것이죠. 더 중요한 것은 성실성과 전공할 학문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대부고가 학생들을 강제로 책상에 묶어두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학생들. 학교가 믿고 존중해주는 만큼 성장한다. 어떻게 교육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너무도 달라진다고 김 교장은 말한다. 외대부고 학생들이 당장의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여유로움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멀리 내다보고 가능성을 믿어주는 따뜻한 학교 운영에 있다.
“학교를 방문한 거의 모든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학생들의 얼굴이 참 밝고 행복해 보인다’고 말해요. 외대부고가 입시에서 이처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것은 학생들이 행복하기 때문이에요. 학교 주변 자투리 땅에 양봉을 하고 농사를 짓던 학생이 이번에 서울대학교 농생명공학과에 합격했는데, 새벽마다 일어나 텃밭에 물을 주는 그 학생의 얼굴은 늘 호기심과 열정으로 가득차 있었어요.”
서울대 입시는 ‘얼마나’보다 ‘왜’가 더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서울대학교가 원하는 인재상이라고 김 교장은 강조한다. 학생들이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묵묵히 지켜봐주면서 필요한 것들을 지원해 주는 것이 외대부고가 인재를 길러내는 방식이다.
‘얼마나’에서 ‘왜’로 입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나열할 스펙이 많은 것이 중요하지 않고, 책은 얼마나 읽었는지 보다 왜 읽었는지가 중요하다. ‘나’라는 스토리 속에 녹아들어가지 않는 스펙은 무의미해졌다고 강조하는 김 교장이다.
“어쩌면 교육시키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일 수 있습니다. 책상에 붙잡아두는 대신 자유를 주면 자연스럽게 ‘자율성’이 생깁니다. 자율성이 생기면 공부는 저절로 하게 되어 있어요. 교사는 학생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촉진자이자 멘토이면서 가이드 역할만 하면 되죠. 이것이 외대부고가 추구하는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닌 물고기 잡는 법을 전수하는 교육입니다.”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