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학년 경쟁률 3대1 넘겨 … 전국단위 자사고 중 유일
전국단위 자사고 1기생들 올해 대입 치러 ‘기대만발’

  한국외대부속용인외고는 2011학년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로 전환했다. 발빠른 자사고 전환 덕에 용인외고는 정부의 외고압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 당시 외고는 사교육 유발의 주범으로 낙인 찍히면서 모집단위가 축소된 데 이어, 이듬해 100% 영어내신 선발 도입도 앞두고 있었다. 용인외고는 딱 한 차례 광역단위 모집을 실시한 뒤, 이듬해 전국단위 자사고로서 전국모집을 재개했다. 초반부터 경쟁률 4.07대 1을 기록하는 등 인기가 높았다. 전국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전국에서 가장 가고 싶은 학교’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어려움도 있었다. 자연과학과정 커리큘럼이 부실하다는 지적은 외고에서 자사고로 전환한 유일한 사례인 터라 당연하게 따라붙었다. 현재로선 논란이 불식된 상태. 교사 학생 학부모가 열린 토론을 통해 불필요한 제2외국어 시수를 없애거나 축소하기로 결정하면서 논란은 올 초 일단락됐다. 기세를 몰아 용인외고는 개교 초반 외고를 평정했던 신화를 자사고 신화로 또 다시 쓸 태세다.

서울대 실적, 올해를 기다려왔다

  [베리타스알파 = 이우희 기자] 지금은 전국단위 자사고인 한국외대부속용인외고는 외고체제로 설립한 당시부터 화제였다. 용인시가 지자체 설립 특목고 1호를 내세워 약 500억원을 지원하고 한국외대가 부지를 제공해 만들어지면서 돌풍 은 예고됐다. 개교 때부터 최첨단식 교육환경과 2인1실로 운영되는 호텔식 기숙사, 앙드레 김이 디자인한 교복 등 화젯거리는 충분했다. 대원외고와 민사고에서 유학 노하우를 쌓은 교장 교감 영입, 경쟁률이 23대 1에 달했던 교사 모집, 269.2점(CBT 300점 만점)의 신입생 토플 평균점수 등을 근거로 가까운 미래에 외고를 평정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예측은 적중했다. 후발주자라는 열세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외고 최강 대원외고를 위협하는 신흥명문으로 떠오른 것이다. 1기 졸업생 가운데 국제반 전원 94명을 미국 대학에 합격시켰고, 국내반 215명 중 서울대 21명, 고려대 55명, 연세대 35명 등 총 111명을 SKY에 합격시켰다. 돌풍은 이듬해에도 이어졌다. 재학생 전체 기준 SKY 합격률은 54.29%. 재학생 두 명 중 한 명은 충분히 SKY진학에 성공하는 꼴이었다.

  개교 초기 강하게 올려놓은 실적은 최근까지 이어오고 있다. 2013학년엔 서울대 합격자 수에서 전국 6위를 차지했다. 톱10은 서울과고(86명) 서울예고(79명) 대원외고(83명) 경기과고(62명) 상산고(57명) 용인외고(48명) 하나고(46명) 민사고 세종과고(이상 42명) 대일외고(41명) 순. 경기도단위 모집 외고생들이라며 세간에선 폄하하는 편도 있었지만, 대단한 성과다. 외고 중엔 대원외고에 이은 2위이자, 3위 대일외고에 비해 7명이나 많았다. 2012학년에 기록했던 57명에 비하면 주춤한 게 사실이지만 2012학년 실적은 외고 인기가 정점에 올라있던 때 전국단위로 모집한 5기생들의 실적으로 6기 실적과의 수평적 비교는 무리가 따른다.

  이런 내막을 알고 있다면 6기생들이 48명이나 서울대에 합격한 것은 ‘사건’이다. 전국단위 모집 외고 시절에도 달성하지 못한 수치로 2012학년 57명에 이은 역대 2위다. SKY 진학률은 사상 최대였다. 재학생 전체를 기준으로 2013학년 용인외고 SKY진학률은 65%다. 대원외고(82%)에 이은 전국 2위이고, 가장 주목을 받았던 하나고(53.0%)를 가볍게 압도한다.

  재수생 기여도가 낮았다는 점도 주목 대상이다. 용인외고는 서울대 실적 재수생 비율이 19%(48명 가운데 9명)로, 안양외고(40%, 22명/9명) 휘문고(33%, 33명/11명) 대원외고(28%, 83명/23명) 상산고(25%, 57명/14명)와 달리 유일하게 20% 이하를 기록했다.

  올해 입시를 치를 자사고 1기의 실적은 더욱 기대되는 상황. 자연계열의 운영 때문이다. 용인외고는 국제 인문사회 자연과학으로 구분해 과정별 모집을 실시한다. 이 중 자연과학과정 경쟁률이 가장 높다. 지난해 전국모집 일반전형 기준 자연과학과정 경쟁률은 5.02대 1. 국제계열 2.88대 1 대비 배 가까이 치열했다. 무엇보다 서울대 자연계열은 인문계열에 비해 입시경쟁이 덜 치열하다. 의치한의대와 이공계특성화대학으로 빠져나가는 인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감안하면 용인외고의 올해 실적은 ‘대폭 상승’이 유력하다.

  수시에 ‘올인’하는 일부 학교와 달리 수시와 정시에서 고른 실적을 낸다는 점도 경쟁력의 또 다른 축이다. 용인외고는 지난해 수시에서 26명, 정시에서 22명이 서울대에 합격했다. 수시실적에 중심을 실은 하나고와 민사고, 포항제철고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박인호 진학부장은 “용인외고 학생들은 수시에서 실패해도 정시를 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 ‘두 번의 기회’를 갖고 있는 셈”이라며 “학생들은 수시에 대비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도 자율에 기초한 수능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실제 용인외고 학생들은 동아리나 논문 활동만큼이나 도서관에서 자기주도학습에 열중하는 시간이 많다. 방과후 학교(E.T.)에는 다양한 수능 강좌도 개설돼 있다.

  외고시절의 강점을 살려 꾸준히 유지해온 국제반도 준수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한다. 최종 결과가 나온 2012학년 해외대학 실적을 살펴보면 하버드(2명) 예일(2명) 컬럼비아(1명) 코넬(2명) 등 아이비리그 대학 15명을 포함해 MIT(3명) 스탠퍼드(3명) 홍콩대(6명) 등 해외유명대학에 100여 명을 합격시켰다. 2013학년 입시는 정시 발표가 마무리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도 실적이 탄탄하다. 예일(1명) 프린스턴(1명) 컬럼비아(2명) 코넬(5명) 다트머스(1명) 등 17명의 아이비리그 대학 합격자 외에도 스탠퍼드(2명) MIT(2명) 듀크(3명) 노스웨스턴(3명) 워싱턴(7명) 옥스포드(1명) 케임브리지(2명) 홍콩대(10명) 등 중복합격을 포함해 해외대학 합격자가 100여 명에 이른다. 정시 발표가 완료되는 4월10일 경이면 합격자수는 더 오를 전망이다.

수시-정시 균형 갖춘 교육과정

  용인외고는 수시와 정시에 대비한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박 부장은 “AP과정 수능과목 수리논술 구술면접 어학인증 경시대비 등 사교육에서 접할 수 있는 모든 강좌가 교내에 개설돼 있어 학생 대다수는 사교육 없이 원하는 교육적 성취를 이룰 수 있다”며 “1기부터 6기까지 전교 1등 졸업자 전원이 사교육 없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한 전통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방과후학교 격인 선택과목(ET, Elective Track)은 용인외고의 자랑거리. 수요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개설해준다는 모토 아래 1년에 100여 개에 달하는 강좌를 운영한다. 강좌는 학생 5명 이상이 요구하면 개설된다. 운영중인 강좌에는 대입을 위한 수능 심화반은 물론이고, 각종 외국어 인증 대비반, 한국사 인증반, AP반, SAT반 등이 있다. 일부 강좌는 주말에도 개설된다. 학생들은 프로그램의 이름대로 ‘선택’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창의연구논문제도는 필수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참여한다. 학생들은 평소 관심이 있는 주제와 지도 교사를 선정해 1년 간 창의연논문을 작성하게 된다. 논문심사는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지난해의 경우 250명의 신청자 가운데 116명만이 논문 인증을 받았다. 당시 ‘소비자들의 인식을 통해 살펴보는 친환경 기업의 미래전망’을 제출해 금상을 수상한 황선영양은 2013학년에 서울대 경제학부에 수시 우선선발되기도 했다.

  공연 봉사 학술 스포츠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학생주도의 200여 개 동아리도 용인외고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활동 성과물은 각종 대회 수상으로 이어지며 용인외고 숨은 실력의 산실로 평가 받는다. 전국 고교 축제 중 가장 알차고 재미있다고 알려진 ‘HAFS FESTIVAL’ 역시 학생자치회 주도로 운영된다.구 이제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1인1체육, 1인1악기도 개교 당시부터 대표 프로그램이다. 교내 학술제와 우수논문 발표대회, HAFS인재상 등 교내 대회 및 수상제도도 활성화돼 있다.

  정시 대비의 중심은 교사역량에 있다. 용인외고 교사의 86%는 석·박사 학위자이며, 평균 연령은 41세로 젊다. EBS와 강남인강의 전·현직 강사인 교사가 11명, 수능 및 학력 평가 출제 및 검토위원이 13명, 교과서 저자가 7명이다. 박 부장은 “용인외고는 단순히 EBS강의 등 대외 활동을 한다고 해서 우수한 교사라고 보지 않는다”며 “실력 있는 교사들이라도 학교 교육에 전념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외부 활동을 절대 권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용인외고는 2012학년 수능에서 언수외 평균 2등급 이상 비율 88.8%를 기록해 전국 2위에 올랐다. 공부에서도 전국 정상급이다.

2013 전국단위 자사고 경쟁률 1위

  용인외고 입시는 치열하다. 2011학년 전국단위 자사고 전환 이후 해마다 경쟁률 수위권을 지켜왔다. 최근3년 경쟁률은 자사고 1기를 선발한 2011학년 4.07대 1(350명 모집에 1452명 지원), 2012학년 2.87대 1(357명/1024명),2013학년 3.16대 1(350명/1106명)이었다. 2013학년 전체경쟁률은 전국단위 자사고 1위를 차지했다.

  용인외고는 인문사회과정(4개 학급) 자연과학과정(3개 학급) 국제과정(3개 학급)으로 나눠서 모집하는 특징이 있다. 2013학년 과정별 경쟁률은 전국모집 일반전형 기준 자연과학 5.02대 1(59명/296명), 인문사회 3.03대 1(78명/236명), 국제 2.88대 1(59명/170명)이었다. 지난해 외고(1.78대 1) 국제고(1.98대 1) 전국단위 자사고(1.93대 1)의 평균 경쟁률이 2대 1도 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인기다.

  용인외고의 인기는 전국단위 자사고라는 강점 외에 수도권이라는 지리적 위치, 외고시절부터 쌓아온 강력한 실적 등이 복합 작용한 결과다. 전국에서 가장 교육열이 높은 서울 강남권에서의 인기는 더 뜨겁다. 박 부장은 “지난해 입시에서 강남3구 출신이 전체의 25%를 차지했다”며 “다시 그 절반은 강남”이라고 말했다. 국제중 출신들의 용인외고 지원도 늘고 있다. 지난해 국제중 출신 신입생은 30여 명에 달했다.

용인외고 입시, 수학이 관건

  용인외고 2014학년 입시는 지난해와 큰 틀에서 같다. 인원변동 같은 큰 변화는 없다. 구체적인 입시 요강은 4월초 입시설명회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2013학년 기준으로 용인외고 모집정원은 350명. 전국 중학생 누구나 지원 가능한 일반전형 정원은 196명으로 각 인문사회 78명, 자연과학 59명, 국제 59명이다. 용인지역 선발 일반전형 정원은 59명으로 인문사회 24명, 자연과학 18명, 국제 17명이다.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중학교 내신과 학교생활기록부, 자기개발계획서, 교사추천서 등의 서류평가와 면접으로 이뤄진다. 1단계에선 내신과 서류평가로 모집정원의 2배수인 700명을 면접대상자로 선발한다. 내신 반영비율은 2학년 1·2학기 각 20%, 3학년1학기 30%, 3학년2학기 중간고사 30%다. 내신점수는 합격생 60%가 상위 5% 이내지만, 합격생 중엔 상위 10~15%도 일부 있다. 학생부는 성적 추이, 출결, 봉사활동, 지도교사 의견 등을 꼼꼼히 살핀다. 2단계에서는 면접을 치른다. 지난해 전국단위 기준으로 전형단계별 배점(100%)은 1단계의 경우 내신 66% 서류 33%였고, 2단계의 경우 1단계점수 75% 개별면접 25%였다.
  최고 인기 자사고인만큼 내신은 기본으로 관리해야 한다. 핵심은 수학점수다. 용인외고는 중학교 내신 반영 시 지정과목(5과목)과 선택과목(3과목) 점수를 합산한다. 지정과목은 국영수사과 5개 주요과목이다. 선택과목은 반드시 수학을 포함하면서 5개 주요과목 가운데 2개 과목을 추가로 선택한다. 결과적으로 수학은 최대 세 번 점수에 반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수학 성적이 뛰어나면 다른 학생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다른 과목에 비해 수학과목 가중치는 2.25배에 달한다. 때문에 영어에 강점을 둔 외고형 인재보다는 수학에 뛰어난 자사고형 인재가 많이 지원한다.

  면접에선 ‘뒤집기’도 노려볼만하다. 지원자들의 성적이 상향 평준화돼 있어 내신성적 급간이 조밀하기 때문이다. 용인외고는 지원자의 가치관과 인성, 문제해결력을 두루 살피기 위한 질문을 준비한다. 대기시간과 대면시간을 합쳐 학생당 약 30분 간 진행된다. 지원 과정별로 입학전형위원 3인이 팀을 이뤄 학생과 질의응답을 갖는다. 질문은 자연과학과정 지원자의 경우 ‘수학은 나에게 무엇이다’ 등을 묻는 창의적인 질문을 미리 준비한다. 질문 수는 과정별 공통질문 4개와 자기개발계획서에 기반한 개별질문 4개로 구성된다. 면접을 통해 서류의 진정성은 물론 지원한 과정에 대한 적합성, 학교 적응력, 자기주도학습능력, 사고력, 인성 등을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