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과학과정 운영이 이색적이다
“자연과학과정과 인문사회과정, 국제과정으로 선발 운영하는 덕에 다양한 관심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 교육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외고로 시작해 자사고로 전환했기 때문에 외고시절 노하우도 강점으로 자리하지만 신설된 자연과학과정의 경우 커리큘럼에 제2외국어 시수가 너무 많다는 학부모들의 문제제기가 지난해에 있었다. 몇 차례 논의 끝에 자연과정 2~3학년은 제2외국어를 없앴고 1학년은 주당 3시간 배우게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기존의 외국어 담당 교사의 수업 시수 문제와 얽혀있어 풀기가 간단하진 않았지만, 구성원들이 지혜를 모아 원만하게 해결했다. 참고로 2~3학년 과정에서 확보된 시수는 주로 수학 과학 과목 시수를 더 확보하는 방향으로 개편됐다.”

용인외고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명문고다. 옛말에 ‘젊은 후학들을 두려워할 만하다’는 말도 있는데, 영민한 학생들을 보면서 그 말을 실감하는지
“교장으로 온 지 2년이 됐는데도 아직도 감탄한다. 방송과 신문에서 요즘 학교 교실에선 학생 절반이 엎드려 잔다고들 하는데, 용인외고는 별천지다. 가끔 수업 듣는 교실을 들여다 보면 한두 명 조는 아이들을 제외하고 전부가 열심히 듣는 학생들뿐이다. 교장이지만 어떨 땐 ‘이 녀석들이 나보다 똑똑하다’는 생각도 한다. 나도 공부 좀 했는데 용인외고 학생들에 비할 바가 아니다. 가끔 우리아이들 열심히 공부하는 걸 보면 대견해서 눈물이 날 것만 같은 기분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우리나라가 정말 발전하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 사교육에 대한 입장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다 의무귀가 날은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로 한정돼 있어 학생들은 평일 외출이 불가능하다. 학원가로부터 멀리 떨어진 지리적 여건 또한 자기주도학습 정착에 최적의 조건이 되고 있다. 다만, 일부 학생들이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기 위해 주말을 이용해 외출하기도 한다. 허가를 받은 경우 주말에는 외출이 가능하다.”

- 평소 강조하는 게 있다면
“교사들에게 ‘애들을 교육시키지 말라’고 한다. 자기 주관을 학생들에게 주입하지 말라는 의미다. 대신 들어주고 상담해주라고 한다. 고등학생으로 잔뜩 긴장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상담은 굉장히 중요하다. 교사와 자주 상담을 하면서 아이들은 마음이 순화되고 정화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상담전문교사는 물론 담임들도 시간이 날 때마다 아이들과 대화한다. 사제간 ‘소통’이 잘 된다는 점 역시 용인외고의 특별한 점 가운데 하나다.”

- 인성프로그램을 소개하자면
“글로벌 매너 교육과 전체조례(GA, Global Assembly), 명사초청특강 등이 아이들의 예절과 인성함양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들이다. 먼저 글로벌 매너교육은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학생들이 꼭 갖춰야 할 에티켓을 정기적으로 교육한다. 대표적으로 서양식 테이블 매너 실습 등이 있다. GA는 학생회 중심의 자치행사 가운데 하나다. 학생들은 서양식 정장 교복의 한 종류인 ‘교복WF’를 입고 공식행사에 참석하면서 국제 공식행사를 간접체험할 수 있다. 명사초청특강도 자랑이다. 강석희 캘리포니아 어바인 시장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운찬 전 총리, 김명환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장 등이 용인외고를 찾은 인사들의 면면이다.”

- 어떤 학교를 만들고자 하시는지
“학생들이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많이 신경 쓴다. 지난해 처음 실시했던 ‘도시락 같이 먹기’ 행사도 즐거운 학교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학생과 선생이 교정 곳곳에 자유롭게 둘러앉아 도시락을 먹도록 했다. 조그만 상이라도 꼭 조회시간에 나눠주려고 노력한다. 학생들을 격려해 자신감을 높여주기 위해서다. 학교를 찾은 대학 입학처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용인외고는 표정이 밝다’고들 말한다.”

[베리타스알파 = 이우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