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이끌 멘토 세 명은 둬라` "제 이름을 건 투자회사를 열어 워런 버핏을 뛰어넘을 겁니다. 고객의 투자 위험을 ''0''으로 만드는 ''제로의 법칙''을 개발해 특허를 받을 거예요." -한국외대 경영학과 4년 김혜영(25)씨.

"목표는 높게, 실행 계획은 구체적으로 잡으세요. 정기적으로 계획을 점검하고 조정하는 게 중요해요." -윤경은(34)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컨설턴트.





지난달 29일 서울대 교육정보관의 한 강의실에서는 눈망울이 초롱초롱한 여대생들이 10여 년 먼저 사회에 진출한 ''알파걸'' 출신 여성 선배들과 만나는 이색 행사가 있었다. 이 학교 경력개발센터가 주최하고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인 BCG와 서울시 여성발전기금이 후원한 ''2007 여대생 글로벌 커리어 캠프''가 그것이다. 서울대를 비롯해 고려대.성균관대 등 10여 개 대학에 재학 중인 여학생들은 BCG에서 일하는 여성 컨설턴트 7명한테서 세 시간 동안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알파걸''은 학업을 비롯해 리더십.사회봉사 등 다방면에서 적극적이고 뛰어난 엘리트 여성을 일컫는 신조어다. 행사에 참석한 컨설턴트들은 미 하버드대 등 명문 경영대학원(MBA)에서 공부하고 런던.도쿄 등지에서 근무하면서 글로벌 커리어를 쌓았다.


컨설턴트들은 학생들이 미리 작성해 제출한 ''나의 30년 후 모습'' 계획서를 읽은 뒤 희망을 달성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제안했다. 서울대 식물생산과학부 조경미(23)씨가 "유통회사의 해외지사 CEO가 되고 싶다"고 하자 정신아(32) 컨설턴트는 "해외에서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라"고 조언했다.

컨설턴트들은 대학 시절의 경험을 털어놓으며 학생들에게 용기를 줬다. 노지혜(32) 컨설턴트는 "대학 시절 뭘 할지 몰라 막연했을 때 도움도 주지 않으면서 ''뭘 할 거냐''고 묻는 선배들을 보면 짜증이 났다"고 말했다. 고은해(28) 컨설턴트는 "어떤 물고기가 좋다는 말은 하지만 정작 어떻게 낚는지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며 "시행착오를 줄여 주고 싶어 여러분 앞에 섰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한 학생이 "어떻게 하면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느냐"고 묻자 BCG의 여성 인재개발 프로그램 책임자인 미국인 안젤라 귀도(32)는 "내가 진정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찾아 해당 기업과 산업을 파악한 뒤 내가 왜 그 일을 맡아야만 하는지 스토리를 개발하라"고 조언했다.

행사를 기획한 유현실 서울대 경력개발센터 수석전문위원은 "능력과 열의가 뛰어난 여대생들은 단순한 진로 상담이나 취업설명회 이상의 정보를 갈망한다"고 말했다.

이 행사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선착순으로 50명을 모집하는 공고를 게재한 지 이틀 만에 정원이 찼고 이후에도 문의가 쇄도했다. 이틀 일정 캠프의 첫날인 28일에는 조윤선(41) 씨티은행 부행장의 리더십 특강이 있었다. 사법시험을 거쳐 대형 로펌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그는 "인생은 100m 달리기가 아니기 때문에 재미있게 즐기면서 갈 수 있는지가 커리어를 결정할 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시나 전문직의 여성 활약이 대단하지만 사기업에서는 여전히 여성의 승진 한계인 ''유리천장''이 있다는 점에 참석자들은 공감하기도 했다. 고려대 언론학부 조소연(24)씨는 "고시와 공무원 시험에서 여성 합격률이 높은 건 차별이 가장 적은 직업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박현영.한은화 기자

◆알파 걸(Alpha Girl)=미 하버드대 댄 킨들런 교수가 지난해 출간한 ''새로운 여자의 탄생-알파걸''이란 저서에서 처음 정의했다. 1등, 최고를 상징하려고 그리스 문자의 첫 글자 ''알파(α)''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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