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가 매달리는 영어
잉글리시 디바이드는 개인의 출세뿐만 아니라 국가의 성쇠도 가른다. 21세기 국부 창출의 핵심인 ‘지식산업’의 중심 언어가 영어이기 때문이다. 영어를 모국어·공용어로 쓰는 인구는 세계 인구의 8%지만, 과학인용지수(SCI)에 등재된 공신력 있는 국제 학술지는 73%가 영어권이다. 사회과학인용지수(SSCI)에 등재된 학술지도 85%가 영어권이다. 지난해 뉴스위크지(誌)가 꼽은 세계 100대 대학도 75개가 영어권이었다. 서울상공회의소 집계 결과, 2005년 말 현재 홍콩에 아시아 지역본부를 둔 다국적 기업은 1167곳, 싱가포르는 350곳이었다. 서울은 11곳에 불과했다. 또한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정치경제위험컨설팅(PERC·www.asiarisk.com)’은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 등 아시아 12개 국가 중 ‘영어로 의사 소통하기 가장 힘든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
한국이 ‘잉글리시 디바이드’가 나눈 양지와 음지 가운데 어느 쪽에 선 국가인지 보여주는 통계다.
우리만 영어에 매달리는 게 아니다. ‘잉글리시 디바이드’는 한국·인도·터키·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유럽도 예외가 아니다. 독일·덴마크 정부가 공동 설립한 유럽소수문제연구센터(European Center for Minority Issues) 소속 프랑수아 그랭(Francois Grin)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스위스 국민 중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남자의 경우 평균 30.7%, 여자는 21.6% 연봉 차이가 난다.
전효찬(43)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세계 경제에 깊숙이 편입될수록 영어가 국가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기 때문에, 선진국으로 갈수록 국민의 영어 구사 능력이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기사원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