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시장 개방이 눈앞에 다가왔다. 국내외 학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대학의 글로벌 경쟁도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해외 명문대로의 진학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국내 캠퍼스의 외국인 학생 유치가 대학의 국제화 실적이 됐다. 이제 국내 대학의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화에 대한 고민은 선택이 아닌 필수. 지금도 더 수준 높은 ‘글로벌 지수’를 챙기기 위해 전력투구중인 국내 대학들이 제각각 국제화 목표와 과제를 풀어놨다.


◆‘인바운드 국제화’ 실천 = 연세대 하연섭 국제처장은 “앞으로 아웃바운드(outbound) 국제화를 뛰어넘어서 인바운드(inbound) 국제화를 실천하겠다”고 공언했다. 재학생들을 해외로 내보내는 국제화뿐 아니라, 외국인 학생·교수들을 국내로 이끌어 캠퍼스 전체의 국제화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하 처장은 “세계에는 한국의 발전 경험, 민주화 등에 관심을 갖고 한국을 배우려는 외국인들이 많다”며 “이런 외국학생들을 교육할 수 있는 커리큘럼 및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설하는 게 앞으로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연세대는 향후 5년 이내에 모든 학과에 외국인 전임교수를 한 명 이상씩 초빙할 계획이다. 하 처장은 “‘연세대판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을 추진할 것”이라며 “특히 개발도상국 학자나 지도자들이 연구하고 강의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려대는 이달 중순쯤 몽골의 교육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박인원 대외협력처장은 “동아시아, 남미, 동유럽 등 개발도상국 인재들에게 장학금을 주면서 미래의 파트너가 되는 길을 열 것”이라며 “교환학생이나 단기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외국학생뿐 아니라 아예 학점을 따기 위해 오는 외국인 유학생들을 많이 유치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는 영어강의나 외국인학생 수 같은 수치상 실적보다 국제화된 커리큘럼을 마련하는 질적 내실을 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는 지난해 영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주요대학에서 63위에 올랐다. 서울대 송호근 대외협력본부장은 “내년에는 세계 50위 대학에, 10년 뒤에는 20위 안에 드는 게 목표”라며 “현재 2000명인 외국인 학생 수도 앞으로 3000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 본부장은 “한국에 대한 외국인의 학문 수요를 흡수하는 글로벌 캠퍼스가 될 것”이라며 “‘바이오메디컬’,‘정보기술(IT)’등에선 세계적 메카 및 아시아의 허브가 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국제사회 구성원 양성 = 서강대의 글로벌화 방향은 ‘글로벌 시티즌십’육성이다. 김경환 교무처장은 “추진 중인 파주 글로벌 캠퍼스에서는 무엇보다 국제사회 작동원리나 글로벌 마인드 함양 교육에 신경을 쓸 것”이라며 “교양인성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리더로서의 기본적 소양을 교육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서강대는 영어전공과목 개설을 확대해 2008학년도 신입생부터는 졸업 전까지 5과목 이상의 전공과목을 영어로 수강케 할 예정이다. 경희대는 글로벌 전략으로 ‘학문적 수월성’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기여’를 꼽은 것이 눈에 띈다. 경희대 김의영 국제교류처장은 “글로벌 ‘에미넌스(eminence)’와 ‘엑설런스(excellence)’를 동시에 지향하기 위해서 세계평화에 기여한다는 전통을 살려 유엔과의 지속적 교류를 확대 추진할 것”이라며 “현재 수원캠퍼스에 유엔평화공원 및 글로벌엔지오콤플렉스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경희대는 미국의 하버드대, 뉴욕대와 함께 유엔 경제사회국(DESA)의 공식 기관파트너이기도 하다.


한국외대 권석균 연구대외협력처장은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 5대양 6대주 곳곳으로 학생교류를 실시하는 게 한국외대의 강점”이라며 “전 세계에 동문들이 있어 ‘글로벌 네트워킹’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연구의 국제화’ 실천에 앞장서겠다”고 언급했다. 성균관대 박영기 전략기획팀장은 “글로벌 계획을 보완하기 위해서 올해 초 삼성경제연구소로부터 컨설팅도 받았다”며 “2학기부터는 특히 개발도상국의 글로벌 리더 과정을 운영하며 동아시아 대학들과의 교류를 특성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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