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 제주서 강연
“2030년대 한국이 세계를 이끌 11대 거점지역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가족·교육 문제를 포함해 성장에서 소외된 계층 문제, 남북통일 등 과제를 극복해야 합니다.”
‘미래의 물결’로 잘 알려진 세계적 석학이자 미래학자인 프랑스의 자크 아탈리(Jacques Attali·64)가 첨단산업으로 중무장하고 있는 한국 사회를 향해 던진 화두이다. 자크 아탈리는 13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 주최로 제주도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회 방송 기자재 전시 및 콘퍼런스(Exhibition & Conference) 2007에서 강연을 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았다.
그는 미디어에 대해 새롭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야 미래가 있다고 했다. 그는 “TV나 케이블 방송들은 디지털 혁명으로 인해 사업 모델과 소비 양상 속에서 새로운 미디어 매체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면서 “양질의 콘텐트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디지털 미디어 분야의 신기술에 적응하고 발전 잠재력이 큰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생존을 강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국의 미래상에 대해 “2030년 한국이 어려운 과제를 넘고 세계의 11대 ‘거점’ 국가 중 한 국가가 될 수 있다”고 밝힌 뒤 “이를 위해서는 미디어 분야가 끊임없이 여론을 환기하고, 정보화시대의 자원인 정보를 조작하는 것을 비판하고 방지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미디어 역할론을 강조했다.
자크 아탈리는 남북통일 문제에 대해 방법론적 측면에서는 독일식 통일이 정답이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북한은 핵무기 유무와 관계없이 이미 재래식 무기로도 남한을 충분히 위협할 수 있고, 독일의 경우처럼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는 엄청난 통일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독재체제의 붕괴는 내부에서 일어난다는 점을 강조하고, 협력체를 구성해 문화적 연결고리를 만들어 점진적이고 조정 가능한 방식으로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인터넷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인터넷 언어로 영어가 일반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견해를 달리했다. 그는 “자국어 사용이 편하고, 다른 언어를 자국어로 통역해 사용할 수 있는 신기술이 개발되면 영어만이 인터넷 언어로 쓰이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1943년 알제리에서 태어난 그는 1981년부터 9년 동안 미테랑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을 지내면서 ‘미테랑의 휴대용 컴퓨터’라고 불렸다. 또 1990년 설립된 유럽발전은행의 총재를 지냈다. 40여 권의 저서를 펴내며 공산주의 몰락, 테러리즘 위협, 휴대폰과 인터넷 등 ‘유목민적 상품’ 출현 등을 정확히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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