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모집, 논술서 당락 특목고 출신 유리할 듯
인문계도 수학 잘해야
수능은 자격고사로

서울대는 6일 정시모집에서 수능을 1단계 전형에서만 활용하는 자격고사화하고, 자연계 논술을 처음 실시하는 등 논술 비중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2008학년도 입시안을 확정, 발표했다. 입시안은 ▶인문계 정시모집에서 수능 수리영역에 가중치를 주며▶수시모집에서 특기자 전형을 크게 확대하는 것도 포함됐다.

전체 선발 인원(3162명) 중 정시모집은 1402명, 수시모집은 1760명(특기자 전형 929명, 지역균형선발 831명)이다. 수시 인원(55.7%)이 정시 인원을 앞지르기는 서울대 입시 사상 처음이다. 정시모집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내신)와 논술을 평가 기준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유지했다. 이에 앞서 고려대와 연세대의 경우 정시모집 정원의 절반을 수능 성적만으로 뽑겠다고 발표했다.



◆ "논술고사가 당락 좌우"=정시모집에선 수능점수만으로 1단계 선발인원(인문계 2배수, 자연계 3배수)을 거른다. 따라서 수능에서 고득점을 받지 못하면 1차 관문을 넘을 수 없다.

1차 선발이 끝나면 수능점수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다. 2단계 선발에서는 학생부 50%(교과 40%+비교과 10%), 논술 30%, 면접.구술 20%가 반영된다.

교과 영역의 경우 1학년 성적보다 2.3학년 성적이 중시된다. 1학년 때 내신 1.2 등급을 받은 경우 10점 만점에 8점을 받는다면 2.3학년 학생부은 10점으로 더 높은 점수 기준을 뒀다.

하지만 학생부 1.2등급에는 모두 만점을 주기로 했다. 서울대 지원자 대부분이 학생부 1~2등급에 포진해 있고, 3등급 이하부터 등급 간 점수 차이가 1점밖에 안 되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논술이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논술은 인문계만 10% 반영됐지만 올해는 인문계.자연계 모두 30%로 상향 조정됐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는 "서울대 정시모집은 수능성적이 일정 수준 이상 되는 수험생들끼리 통합교과형 논술고사를 통해 합격자를 가리는 전형"이라며 "올해 처음 자연계에도 논술이 도입돼 당락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특기자 전형 확대=수시모집 선발인원이 증가한 것은 주로 특기자 전형 인원을 늘린 결과다. 자연계 148명과 인문계 102명이 늘어 모두 929명(전체 선발인원의 29.4%)으로 확대됐다.

특기자 전형 확대는 서울대 입시의 추세다. 2005학년도 입시에서 13.2%(426명)이던 것을 2007학년도 21.6%(683명), 2008학년도에는 29.4%로 끌어올렸다. 교육부의 ''3불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을 피해 특기자 전형을 통해 우수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자연계 특기자 전형 지원 자격도 재학생에서 재수생으로 확대됐다. 인문계에선 역사.철학 계열인 인문계Ⅱ까지 특기자 전형이 도입된다.

김영정 입학관리본부장은 "특기자 전형은 해당 전공에 적합한 학생을 종합 평가로 선발하는 방식으로 바람직한 전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대가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할 경우 특기자 전형 형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 특목고 유리해질 듯=특기자 전형 확대와 논술 강화로 특목고 출신이 유리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일선 고교 진학 담당 교사는 "수학.과학 우수자를 선발하는 자연계 특기자 전형은 과학고 출신을 위한 전형"이라고 말했다.

정시모집 수능에서 수리영역에 가중치를 두는 것도 수능에 강한 특목고 학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서울대는 인문계도 자연계와 같이 수리영역에 1.25의 가중치를 두기로 했다. 언어.외국어.탐구 영역은 1, 제2외국어 및 한문의 가중치는 0.25다.

반면 내신에 강한 일반고 학생들에게 유리한 수시모집의 지역균형선발 인원은 예상보다 증가폭이 저조하다. 지난해보다 불과 31명 늘어난 831명을 선발한다. 서울 문일고 김혜남 진학지도교사는 "지역균형선발 추천 인원이 늘지 않아 일반고 학생들에게 오히려 불리해졌다"고 말했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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