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생, 어문계 진학 기피
올해 서울 지역 6개 외국어고 졸업생 5명 중 3명은 어문계열이 아닌 다른 계열로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인문사회계열 진학이 어문계열 진학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 ‘외국어 인재 양성''이라는 설립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20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 2월 대원·대일·명덕·서울·이화·한영외고 등 6개 외고를 졸업한 학생 2175명 중 동일 계열인 어문계열 대학으로 진학한 학생은 36.4%인 792명에 불과했다.
반면 인문사회계나 이공계, 의학계 등 어학과 관련 없는 계열의 대학에 진학하거나 해외유학을 떠난 학생은 63.6%에 달했다.
계열별로는 인문사회계 진학자 수가 898명(41.3%)으로 본래 전공인 어문계열 진학자보다 100여명이나 많았다.
2003년에 1106명(43.6%)이었던 어문계열 진학자는 매년 감소해 지난해엔 936명(37.7%)을 기록했고, 반면 인문사회계 진학자는 2003년 1035명(41.1%)이었다가 지난해엔 처음으로 어문계열보다 많은 1103명(44.4%)에 달했다.
자연계열인 이공·의학계 선호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2003년에 184명(7.3%)에 불과했던 이공계 진학자는 2004년 278명(11.2%), 올해 299명(13.7%)로 2년새 두배 가까이로 증가했고, 의학계 진학도 2003년 112명(4.4%), 2004년 102명(4.1%), 올해 111명(5.1%)으로 진학자 비율이 늘어나는 추세다.
해외유학을 떠난 외고생도 75명으로 지난해 62명에 비해 11.3%나 늘어나는 등 다른 계열 진학비율이 2003년 56.1%, 2004년 62.3%, 올해 63.6% 등으로 매년 증가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외고 졸업생들이 자신의 전공인 어문계열로 진학할 수 있도록 전공외국어 이수비율을 50% 이상 확대하는 등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2008학년도 대입개선안에도 특목고 내 설치학과 이외 별도과정 개설 금지, 설립목적에 맞는 전문교과 운영 강화 등이 있는 만큼 외고가 설립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풍연 기자 jay24@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