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성남 vs 교육청, 외고 신입생 割當 갈등



[조선일보 2005-09-21 03:21:03]


[조선일보 배한진 기자]
경기도 수원·성남시와 경기도교육청이 내년에 문을 열 수원외국어고등학교와 성남외국어고등학교의 신입생 선발 지역할당 비율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해당 자치단체는 “자치단체가 예산을 공동 부담하는 만큼 신입생 선발 때 지역할당 30%를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경기도교육청은 “타 지역 공립외국어고 선발 방식과 형평이 맞지 않는다”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20일 관련 기관들에 따르면 수원외고의 경우 경기도교육청과 수원시, 경기도가 각각 116억원과 126억원, 76억원 등 총 318억원을 공동 부담키로 합의하고 지난해 말 영통구 이의동 7900여평 부지에 2006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착공, 현재 4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역시 내년 3월 개교예정인 성남외고는 경기도교육청과 성남시, 경기도 등 3개 기관이 각각 80억원과 50억원, 40억원 등 170억원을 공동 부담키로 하고 분당구 백현동 5600여평 부지에서 65%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수원외고는 영어와 일어, 프랑스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학년당 5개과 8학급에 입학정원은 240명이며 성남외고는 영어와 일어, 독어, 중국어 등 학년당 4개과 8학급에 입학정원 240명으로 이들은 타 특수목적고와 마찬가지로 전국을 대상으로 신입생을 모집하게 된다.

이에 대해 수원시와 성남시는 이달 말의 교육청 신입생 모집요강 확정을 앞두고, “올해 초 개교한 용인외고의 경우 30%의 지역할당제를 실시하고 있다”며 “세금으로 설립비용을 부담한 만큼 지역에 30%의 할당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원시 김영규 체육청소년과장은 “시민의 세금으로 건립비용의 40%를 부담하는 만큼 그 자녀들에게 좋은 교육여건을 보장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인구 100만의 수원 지역 인재들이 서울 등 타 지역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30% 할당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은 “타 지역 특목고와 형평이 맞지 않고 공교육의 취지를 해칠 우려가 있다”며 불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에서는 동두천외고와 고양외고 등 6개 외고가 운영되고 있으며 내년 3월에는 수원·성남·김포외고가 추가로 설립돼 9개가 되며 용인외고(30%)를 제외한 모든 학교의 지역 할당 비율은 5%가 원칙이다.

특히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고양외고가 신입생의 절반 가량이 지역 중학교 출신들로 채워지는 등 대도시에서는 할당을 정하지 않아도 지역 인재들이 입학한다는 점을 들어 지역 할당 확대의 불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 한국외대가 운영하는 사립 용인외고의 경우에는 용인시가 설립 당시부터 내년도까지 458억원을 투자하는 등 학교설립 전반에 들어가는 돈을 용인시가 모두 부담하며 지역 할당을 30%로 확대하게 된 ‘특수한 사례‘라는 것이 교육청의 설명이다.

경기도교육청 이선용 중등교육과장은 “특목고는 전국에서 신입생을 모집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고 그래야만 우수한 학생을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과장은 또 “물론 용인외고처럼 특수한 경우가 있긴 하지만 공·사립을 떠나 특목고의 기본취지에 어긋나는 방침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배한진기자 bhj@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