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2005. 8. 13

[뉴스 인 뉴스] ''교육도시''김해와 송은복시장의 행보

평소 소신인가 도백꿈 포석인가

최근 경남 김해시의 최대 화두는 단연 ''교육''이다. 관광도시에 이어 교육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같은 시의 행보는 시정 곳곳에서 드러난다. 일선 학교 원어민 영어강사 채용 계획,특목고인 김해외국어고교의 집중 투자 육성 등…. 특히 시는 최근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된 이후 여세를 몰아 연말 지정 예정인 교육도시 특구지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그러나 이같은 시정이 송은복 김해시장의 도지사 출마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해교육연대(가칭) 회원 10여명이 지난 9일 오전 김해시 부원동 김해시청 앞에서 김해외국어고교에 대한 김해시의 특혜 지원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김진성기자
사실 송 시장이 평소 교육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는 평가는 이미 있어 왔다. 실제 송 시장은 10년 전부터 김해를 교육도시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며 초·중·고는 물론 대학 유치 등 교육도시 기반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때문에 현재 김해는 초등학교 52개교와 중학교 25개교,고교 16개교,특수학교 1개교,대학 4개교 등 모두 98개의 학교를 가진,창원에 이어 도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교육기관을 가진 도시로 부상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송 시장이 ''도백(道伯)의 꿈''을 이루기 위해 특유의 밀어부치기식 교육지원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도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 CBS 경남방송 ''라디오 초대석''에 출연해 내년 경남도지사 출마를 공식화한 이후 더욱 그렇다.

이들은 내년 개교 예정인 김해외국어고에 대한 송 시장의 전폭적 지원을 단적인 예로 꼽고 있다.

김해시는 지난 7월 교육경비보조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면서 매년 지방세수의 3%인 36억원을 교육지원 예산으로 마련,이 가운데 10억여원을 김해외고에 지원하고 해마다 7억~8억원 가량을 추가 지원키로 했다. 여기에다 김해외고 교장에게는 월급 이외에 35평형 아파트(전세)와 승용차,본봉의 100% 수당을,교원에게는 30평형 아파트(전세)와 본봉의 50%에 이르는 수당을 시가 별도로 지급키로 하는 약정서를 경남도교육청과 체결했다.

시민단체가 거세게 반발했다. 현행법상 공립학교 교사의 인건비를 비법정 전입금(도서관 및 독서진흥법에 따라 기초자치단체가 교육청 등에 지원하는 지원비)으로 지원할 수 없는 만큼 지원하는 자치단체는 물론 지원받는 교사들까지 불법과 편법을 저지르는 공범자로 만드는 비도덕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물론 여기에는 특정 학교에 예산을 편중 지원할 경우 다른 학교에 대한 지원이 소홀해지고 대다수 교사나 학생들이 위화감을 갖게 돼 교육의 균형발전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다.

반면 김해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상 지자체가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의 교육에 소요되는 경비 일부를 보조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어 법적으로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맞서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송 시장의 이같은 교육 집중투자에 대해 경남도교육청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도교육청은 지난 5월 김해외고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내용을 담은 약정서를 체결한데 이어 김해외고를 자율학교(교원 인사와 교과 과정,학생선발 등 학교경영 전반에 자율권을 주는 학교)로 지정하는 문제를 선정위원회를 통해 논의키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자율학교들은 기본적으로 자립형 사립고 형태의 사립학교들이다. 교육도시 특구로 지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기형적인 ''공립 자율학교'' 지정을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도교육청은 김해외고 특혜의혹에 대해서도 교원에 대한 추가지원의 구체적인 법적 근거가 없는게 사실이지만 ''추가지원해서는 안된다''는 제한 규정 또한 없기 때문에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법적인 논란을 떠나 교육에 대한 이같은 집중투자가 송 시장의 정치적 행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데 이견을 갖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만큼 우리사회에 교육이 자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송 시장이 공언했듯 김해외고가 강원도 횡성의 민족사관고나 서울 대원외고같은 명문학교로 빠르게 부각된다면 그의 큰 업적이 될 수 있다.

연말 김해시가 교육도시 특구로 지정되면 그 파장은 더욱 커질 것이다. 교육도시로 거듭날 경우 인구유입은 급증할 것이고,그에 따른 지역경제나 문화,관광 등 모든 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자명하다. 궁극적으로 부산과 울산 등 대도시의 문화·관광 위성도시로 이미지가 굳어져가는 김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

이는 고스란히 내년 도지사 선거에 송 시장의 든든한 카드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시민단체가 송 시장의 일련의 교육 집중지원 행정에 의혹을 갖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교육에 많은 것을 투자하는데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김해지역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송 시장의 남다른 교육의지를 깎아 내리겠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전체 공교육의 균형성장에 역행하는 정치적 무리수만큼은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김진성기자 paperk@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