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잘해야 富國된다
핀란드ㆍ덴마크ㆍ싱가포르 모두 영어수업
중등학교 학생들은 영어대화 모국어하듯
핀란드 수도 헬싱키 근교에 위치한 쿨로사리 중등학교. 우리나라 중ㆍ고교에 해당하는 이 학교 생물ㆍ음악 수업은 핀란드어가 아닌 영어로 진행된다. 핀란드어는 전치사와 관사가 없고, 어순도 영어와 다르지만 이 학교 학생은 모국어처럼 영어를 구사한다.
빌쿠나 킬리키(Vilkuna Kyllikkiㆍ여) 영어ㆍ스웨덴어 교사는 "학생에게 최대한 많이 영어에 노출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영어 공교육의 기본철학"이라며 "핀란드 역사까지 영어로 가르치는 학교가 많다"고 전했다.
안데르센 나라 덴마크는 노동자 중 80%가 영어를 구사한다.
"영어권 연수 경험이 있는 교사가 영어를 영어로 가르쳐 고교를 졸업할 때쯤이면 누구나 영어를 구사한다"고 덴마크투자청 아냐 뷔에르 씨는 설명한다. 덴마크가 유럽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꼽힌 이유는 뛰어난 영어실력이 한몫했다. 아시아 허브 싱가포르 역시 마찬가지다.
이길영 외국어대 교수는 "싱가포르는 공립 초교 중 30% 이상이 영어로 과학 수학 등 기타 과목을 가르치면서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이경숙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영어 교육을 말하기ㆍ듣기 위주로 바꾸고, 영어 외 과목도 영어로 가르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북유럽과 싱가포르에서 시행하고 있는 몰입식 영어교육이 주목받고 있다. 사교육 없이 영어를 공용화 수준으로 끌어올린 이들 나라 영어 교육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미 국내 일부 초등학교에서 영어 외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몰입식 교육을 도입해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서울 매봉초교에서는 수학ㆍ과학을 영어로 가르치는 혁신적인 실험을 한 지 1년 만에 대부분 학생이 두려움 없이 영어 대화에 참여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영어 몰입식 교육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영어가 곧 국가 경쟁력이 돼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스위스 국제경영대학원이 조사한 외국어 능력이 뛰어난 상위 9개 국가 1인당 국민소득은 최소 3만4152달러(싱가포르, 2007년 IMF 기준)에서 최고 10만2284달러(룩셈브루크)에 달한다.
또 생물 음악 등 많은 과목을 영어로 수업하는 핀란드는 1인당 국민소득이 4만7034달러고, 영어방송이 일상화된 덴마크는 6만달러에 육박한다. 상위 9개에 포함된 국가는 하나같이 영어 구사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길영 교수는 "영어를 잘하면 그만큼 기회가 더 많아진다"며 "이런 측면에서 보면 가난보다 영어 못하는 대물림이 더 무서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종린 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장은 "공교육이 영어를 책임지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획취재팀: 덴마크 코펜하겐 = 황형규 기자 / 중국 베이징 = 서찬동 기자 / 박준 기자 / 모인도 뉴델리 = 김대원 기자 / 인도 아마다바드 = 박소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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