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특색 살린 다양한 전형안 나올 듯
서강·성균관대 “정시 논술 폐지 검토”

올가을에 치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등급제가 폐지되면 대학별로 다양한 전형 방식이 등장할 전망이다. 이미 주요 대학들은 수능 등급제 폐지를 전제로 학생 선발 방식을 마련 중이다. 서강대·성균관대·이화여대·한양대 등 적지 않은 대학이 “정시 모집에서 논술 없이 학생부(내신)와 수능 점수만으로 학생을 뽑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능 점수 반영은 ▶정시 전형에서는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활용하고 ▶수시 전형에서는 수능 등급을 최저학력 기준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대학들은 2월 말이나 3월 중 2009학년도 대입 전형안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수시는 등급, 정시는 점수 활용=연세대는 수시에선 수능 등급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재용 연세대 입학처장은 “수시모집에선 그간 수능 등급을 최저학력 기준으로 계속 활용해 왔다”며 “구체안을 밝히긴 이르지만 정시모집에선 표준점수나 백분위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규호 이화여대 입학처장은 “2007학년도 수준으로 간다고 보면 된다”며 “정시모집에서 기존에 활용했던 백분위 점수를 다시 적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처장은 “정시모집에선 내신 비율이 올해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수시모집에서는 내신우수자 선발 전형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서울대는 수능 등급제가 폐지되더라도 등급 대신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것 외에 큰 틀이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김영정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수험생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대입 전형을 크게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시 논술 없앤다”=서강대·성균관대·이화여대·한양대 등은 정시 모집에서 논술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능을 치르기 전에 실시하는 수시모집은 기존처럼 논술 시험을 유지하겠다는 대학이 많다. 장훈 중앙대 입학처장은 “정시모집에서 논술 폐지를 검토 중”이라며 “그러나 의·약학부의 경우 정시모집에서도 논술을 치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능 점수가 공개되더라도 논술을 그대로 치르겠다는 대학도 적지 않다. 문흥안 건국대 입학처장은 “통합적 사고능력과 창의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게 하는 것이 논술 시험의 역할”이라며 “개인적으로는 논술시험을 유지하는 편이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태흥 부산대 입학관리본부장은 “논리적 표현을 보는 에세이 같은 새로운 형태의 논술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만의 전형 만든다”=고려대는 다음달 말 공개를 목표로 입시 기본 틀을 짜고 있다. 박유성 고려대 입학처장은 “당장 2009학년도 입시안이라기보다 장기적으로 고려대만의 특색을 담은 전형안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내신·논술 등의 전형요소와 반영 비율에 있어 고려대만의 ‘전통’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다. 박 처장은 “지금까지의 대학별 입시는 교육부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만들어낸 성격이 짙다”며 “대입 자율권을 돌려받은 마당에 대학이 원하는 인재를 뽑기 위한 장기 플랜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양대는 23일부터 자율화 시대의 새로운 대입 정책을 위한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린다. 대학 교수뿐 아니라 학부모, 일선 고교 교사까지 참여해 3월 중 새로운 대입 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배노필·민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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